언아웃이 붙은 가격은 약속된 금액이 아니라 조건입니다

헤드라인 금액 중 얼마가 확정 현금이고 얼마가 미래 실적에 걸려 있는지. 영국 Winvia 거래와 두산–SK실트론 언아웃으로 본 매도자의 체크포인트.

심층분석 #언아웃 #매도자 #거래구조

요약: 언론에 보도되는 거래 금액은 대개 가장 큰 숫자입니다. 그러나 매도자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, 어떤 조건으로, 실제로 얼마를 받느냐입니다. 언아웃(Earn-out, 인수 후 정해진 실적을 달성하면 매도자에게 추가로 주는 성과연동 대금)이 붙은 가격은 약속된 금액이 아니라 조건이 충족됐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.

1,910만 파운드는 한 번에 받는 돈이 아니었습니다

2026년 9월 28일 영국 AIM(런던증권거래소의 성장기업 시장) 상장사 Winvia Entertainment는 온라인 경품 추첨 플랫폼 두 곳의 사업과 핵심 자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공시했습니다. 기사 제목에는 1,910만 파운드가 붙었지만, 구조는 이렇습니다.

구분금액조건
거래 종결 시 현금1,547만 파운드클로징 때 지급
이연 대가363만 파운드종결 1년 뒤 지급
언아웃상한 미공개인수 2년 차 조정 EBITDA의 2.1배에서 이연 대가를 뺀 금액

가격의 기준은 매도자와 합의한 직전 12개월 조정 EBITDA(일회성 항목을 걸러 다시 계산한 영업 현금창출력) 425만 파운드였습니다. 종결 시 현금은 그 약 3.6배, 1년 뒤 지급분까지 더한 확정 현금은 약 4.5배입니다. 2년 차 EBITDA가 지금과 같다면 언아웃은 약 530만 파운드, 총대가는 약 2,440만 파운드가 됩니다. 반대로 2년 차 EBITDA가 약 173만 파운드에 못 미치면 언아웃은 사실상 0입니다. 같은 계약서라도 2년 뒤 숫자에 따라 받는 돈이 수백만 파운드씩 달라집니다.

국내에서도 언아웃이 대형 거래에 등장했습니다. 2026년 7월 ㈜두산이 SK㈜로부터 SK실트론 지분 70.6%를 2조 3,000억원에 사는 계약에는 SK실트론의 실적과 자산 처분에 연동해 2034년까지 추가 대금을 주는 조항이 들어갔습니다. (딜 기록 보기)

언아웃은 미래에 대한 시각 차이를 조건으로 메우는 방법입니다

매도자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, 매수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성장에 지금 돈을 내기 어렵다고 봅니다. 대금 일부를 유보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하면 매수자는 초기 위험을 줄이고, 매도자는 자신이 믿는 가치를 받을 기회를 남깁니다. 다만 실무에서는 성과 측정 기준이 모호하거나 경영권 문제가 얽히기 쉬워서, 국내 거래에서는 실적이 기준에 못 미치면 사후에 가격을 낮추는 리픽싱(Refixing) 방식이 더 자주 쓰이는 편입니다.

매도자가 따로 떼어 봐야 할 세 가지

첫째, 성과를 무엇으로 측정하느냐. “조정 EBITDA”는 무엇을 조정하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. 인수 후 본사 공통비와 마케팅 비용을 어떻게 배분하는지, 인수자의 회계정책을 언제부터 적용하는지, 인수자의 다른 사업과 겹치는 매출을 어디에 귀속시키는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같은 실적을 두고도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.

둘째, 누가 그 실적을 통제하느냐. 거래가 끝나면 예산, 인력, 가격 정책을 정하는 사람은 인수자입니다. 매도자가 목표를 달성할수록 인수자는 더 많은 대금을 내야 하므로, 인수자에게 언아웃 달성을 적극적으로 도울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. 매도자는 자신이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실적에 대가의 일부를 걸게 됩니다.

셋째, 측정 기간이 언제 시작되느냐. 인수 직후에는 브랜드 정리, 시스템 이전 같은 통합 작업이 몰립니다. 측정이 종결과 동시에 시작되면 이 기간이 그대로 평가에 들어갑니다. Winvia 거래가 1년 차가 아니라 2년 차 EBITDA를 기준으로 삼은 것도 이 기간을 비켜 가려는 설계로 읽힙니다.

매도자의 현실적인 기준

가장 현실적인 기준은 거래 종결 시 받는 확정 현금만으로도 매각을 결정할 수 있는가입니다. 언아웃은 받으면 좋은 추가 대가로 보고, 확정 금액이 최소 기준에 못 미친다면 헤드라인 금액이 크더라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. 언아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성과 지표의 정의와 계산 방법, 인수 후 비용 배분 원칙, 매도자에게 보장되는 권한과 예산, 측정 기간의 시작 시점, 이견이 생겼을 때의 검증 절차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.

자주 묻는 질문

언아웃과 리픽싱은 어떻게 다른가요?

언아웃은 실적이 좋으면 대금을 더 주는 방식이고, 리픽싱은 실적이 기준에 못 미치면 가격을 사후에 낮추는 방식입니다. 국내 거래에서는 리픽싱이 더 자주 쓰이는 편입니다.

언아웃이 붙은 제안은 어떻게 비교해야 하나요?

헤드라인 금액이 아니라 종결 시 확정 현금, 시점이 정해진 이연 대가, 실적에 걸린 조건부 대가를 나눠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.